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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강릉가볼만한곳, 바다호숫길 경포호 안목해변 강릉 카페거리 (커피거리)

 

겨울 바다를 보고 싶어서 강릉에 다녀왔습니다. 너무 즉흥적으로 간 것이라서 유명한 곳으로 목적지를 정하고 갔어요. 강릉하면 아무래도 경포대와 커피거리가 있는 안목해변이 핫플레이스죠.

 

우선 바다 호숫길을 따라 거닐면서 마음의 심란함을 걷어내 봅니다.

제 마음처럼 오늘 날씨가 심상치 않네요. 금방이라도 눈이 쏟아질 듯합니다. 평소 같으면 바다를 바라보면서 눈을 맞는 것도 낭만이 있겠다 싶지만, 오늘은 왠지 쓸쓸함이 더 해 갑니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는 알수 없지만, 아직까지는 잔뜩 흐리기만 하네요....

바다 호숫길은 바다 옆 해송 군락지 안에 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바다 호숫길은 강릉 바우길 5구간이기도 해요. 총길이는 15km로 5~6시간 정도 걷게 됩니다.

계속 걷다 보면 경포호와 맞닿는 곳으로 연결이 돼요.

 

바다를 바라보면서 해송 숲 속 산책로를 따라 쭉 걷게 됩니다. 여긴 포장이 되어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다녀도 좋을 듯합니다. 하지만, 조금 더 걸어가다 보면 소나무길 사이의 흙길이 이어지기 때문에 자전거는 다시 도로로 나가야 할 듯해요. 온전히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 몫이 됩니다.

 

바다 호숫길은 경포대까지 계속 이어져 있어서 산림욕 겸 해풍욕하면서 경포대까지 걸어갈 수 있어요.

간간히 보이는 구름 사이로 해가 비치니 이 또한 장관입니다.

하늘 길이 열리려나요? ^^ 구름 사이로 비치는 해가 땅을 향해 비추니 먼가 동화적 감성이 올라옵니다. 저 빛이 내리쬐는 곳에 서 있으면 왠지 행복할 득 합니다.

하지만, 저 빛을 바로 아래에서 받고 있는 사람은 영문을 모르겠지요. 그 빛이 자기에게만 내리는 줄 모를 거 같네요. 멀리서 바라볼 때, 제삼자의 입장에서만 그 가치를 알아볼 듯해요. 별것도 아닌 것에 부러워하고 시기하는 건 사람의 이기심이겠지요? ㅎㅎ  자신에게도 있는 행복임을 모른 채 말이죠.

멋진 광경을 보기만 뭐해서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그 느낌을 1/10도 못 담겠지만...

 

바다를 따라 걷다 보니 슬슬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평상시에도 해풍이 얼마나 강한지, 길가의 소나무들이 모두 육지 쪽으로 누워있네요. 이 소나무들이 바람과 해일을 막아주는 천연 방파제 역할을 해준답니다. 소나무 앞과 뒤가 완전히 달라요. 그만큼 해송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걷기 시작해서 2시간 30분 정도 지나니 경포해변이 나옵니다.

경포대는 동해안 최대의 해변입니다. 총길이가 6km이고 경포호와 바다 사이에 만들어진 사빈입니다.

 

경포해변에서 길가로 나오면 경포호가 보이지요. 호수를 따라 걸으면 경포대와 허난설헌 유적지를 두루 볼 수 있습니다.

예전 연애할 때 경포 호수를 따라 자전거를 탔던 기억이 나서 도란도란 그때의 추억을 곱씹습니다. ^^ 그때의 일화를 잠시 소개하면.. 한 부부가 함께 2인용 자전거를 타고 멀리서부터 오고 있었죠. 우린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나중에 결혼하면 우리도 저렇게 살자"라고 했어요. 하지만 실상은 다가온 부분 중 앞에 있던 남편이 뒤의 아내한테 "너 페달 자꾸 안 밟으면 버리고 간다"라고 화를 내더라고요. ㅎㅎ 지금은 살짝 이해가 가는 대목인데, 그때는 왜 저런 걸로 화를 낼까 의아해했었답니다. 사랑은 유통기한이 있나 봐요~ ㅋ

 

경포호를 둘러보고 다시 바닷길로 나오니...

바다가 화가 잔뜩 난 채로 맞이합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렇게 화가 잔뜩 났을까요? 바람도 거세지고..  간혹 빗방울도 내리고요. 차라리 눈이 내리지~

겨울이긴 하지만, 날씨가 그래서 그런지...  해변에 사람이 더 없는 거 같네요. 파도 소리만 우렁찹니다.

 

해풍에 몸이 힘들 때쯤, 해송 숲길이 다시 펼쳐집니다. 이런 길이 1시간 정도 이어져요. 소나무가 방풍, 방음 역할을 해주어 그렇게 우렁차던 파도소리와 거센 바람을 직접 느끼지 않고 걸을 수 있었습니다.

조용해진 주변을 벗 삼아 서로의 인생사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해송 숲길을 따라 1시간 조금 넘게 걸으니 안목해변이 나타납니다.

안목해변은 길이 500m, 2만㎡의 백사장이 있는 안목해변은 가족단위 피서객이 즐기기 적합한 곳입니다.

 

 

안목해변은 해변으로도 좋지만, 그 보다 더 유명한 것이 있지요. 강릉 카페거리가 바로 여기 안목해변에 있어요. 벌써부터 커피 향이 느껴지는 거 같네요.

안목해변 초입에 있는 조형물인데, 옆에서 바라봤을 때는 무슨 형상일까 상상이 안됐습니다. 눈사람 같은 사람을 의인화한 것인가? 아님 물방울을 표현한 것인가?

정면에서 보면 이 조형물이 무엇을 표현하는 것인지를 알게 됩니다. 그건 직접 가셔서 확인해 보시는 게 좋을 듯요.  ^^ 힌트를 조금 드리자면, 안목해변이 카페거리로 유명하잖아요? 카페 하면 커피고.. 커피 하면 이게 떠올라요? 커피를 담아야 하니까요~~ ㅎㅎ

 

안목해변은 유명하니까, 강릉에 가실 일 있으시면 잠시 들러보세요.

자..  왜 안목해변이 유명하냐??? 커피거리가 조성이 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대부분의 해변, 해수욕장들이 회집으로 분주한 반면, 안목해변은 커피가게들이 쭉 늘어서 있지요. 유명한 바리스타들이 직접 내려주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하니, 생각만으로도 설레고 흐뭇합니다.

(그런다고 제가 커피맛을 아는 건 아닙니다. 아직도 자판기 커피나 믹스커피가 제일 맛있다고 생각하는 일 인입죠. ㅎㅎ)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거랑 좀 다른 모습입니다. 전 작은 커피가게들에 바리스타들이 있어서 각기 특색 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줄 알았는데... 몇몇 카페를 빼고는 커피전문점들처럼 아르바이트생들이 획일적으로 커피를 만들고 있더군요. 프랜차이즈 커피점들도 웬만한 건 다 있고요.

 

그래서 초입부터 가게마다 기웃기웃거리면서 아르바이트생이 아닌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곳을 찾아 헤맸습니다. 그중에 거의 끝 무렵에 위치한 산토리니를 발견했죠.

그리스 산토리니섬의 집 형태처럼 생긴 건물입니다. 전 이런 집을 보면 손예진의 포카리 XXX 광고가 생각납니다. ^^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들어가 보니 여기도 주문받는 곳은 전부 아르바이트생들입니다. 별다를 게 없구나 생각하는 순간...

 

한쪽 가에 이렇게 Hand Drip을 해주는 곳이 따로 있고, 

중후하신 분이 직접 커피를 내려주십니다. Hand Drip 커피를 주문하면 여기서 직접 내려주시네요. 맘에 듭니다..  ^^

3층에 가면 커피를 볶는 기계도 있고, 이분이 직접 커피를 볶으시더라고요.

 

드디어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겨봅니다.

 

안목해변의 커피거리가 유명하게 된 계기는...

커피 자판기 때문에 그랬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

80년대부터 커피 자판기가 정착했고, 자판기마다 맛과 향이 각기 다르며...

단순 커피 (설탕, 프림, 블랙)가 아닌 콩가루나 미숫가루 등의 잡곡이 들어간 특별한 자판기들로 구성이 되었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커피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바다를 보면서 잠시의 여유를 즐긴 데부터 커피거리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는군요.

역시...  커피 자판기가 최고인가 봅니다.  ㅎㅎ

 

11월에 강릉 커피 축제를 하니 한번 구경하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코로나로 방역수칙은 지켜야 하겠지만 말이죠.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며 여정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