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 가볼만한곳
이번 제주 여행은 한라산 정상을 등반하는 게 아니라 백록담 주변을 돌아 내려오는 영실코스로 정했습니다. 몇 해 전 한라산 정상 등반을 위해 성판악에서 올라갔다가 관음사로 하산하는 코스를 다녀왔었는데요. 지금은 겨울이고 눈이 많이 내려서 한라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어 한라산 영실코스로 급선회하게 되었죠. 지난 제주 여행에서 날씨가 좋아서 한라산 정상을 온전히 다 보고 내려온 행운이 있던 터라, 정상에 대한 아쉬움은 없어요. 대신 주변 경관이 뛰어나다는 영실코스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주도 한라산은 여러 코스로 올라갈 수 있는데 현재 자연휴식년제를 실시 중인 돈내코 코스를 제외한 다섯 개의 탐방코스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백록담을 볼 수 있는 관음사, 성판악 코스가 있고, 주변을 돌아내려오는 어리목, 영실 코스가 있어요. 그리고 어리목 부근의 기생화산인 어승생악 코스가 있어요.
정상을 보기 위해서는 성판악 코스나 관음사 코스를 이용해야 해요. 관음사 코스가 조금 더 난이도가 있기 때문에 중급 이상이 아니신 분은 성판악 코스로 올라가시길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해당 코스는 예약을 미리 하셔야해요.
한라산 영실코스
영실 탐방코스는 영실에서 시작해서 윗세오름에 도착하는 코스이고 총 길이는 3.7km로 대략 2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돈내코 코스가 폐쇄되지 않았다면 영실 ~ 돈내코 코스로 통과하면 되는데, 지금은 올라갔던 코스로 다시 내려와야 합니다. 영실휴게소를 출발하여 1km 남짓 비교적 완만한 길로 힘들이지 않고, 주변 수목과 영실 계곡 단풍을 즐기며 쉬엄쉬엄 오를 수 있습니다.
입구에서 병풍바위까지가 제일 난코스입니다. 계단이 가파르고 많아서 초행인 분들은 아주 힘들 거예요. 거기에 겨울이라 눈이 조금씩 쌓여있기 때문에 산행하는데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해서 여느 때보다 힘이 배로 듭니다. 입구에서 여기 병풍바위까지는 1.5Km 거리로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지만, 경사가 심해서 중간중간 쉬다 보면 1시간 정도 소요가 됩니다.
병풍 바위를 지나면 경사가 완만해지면서 산길로 접어듭니다. 여기까지 오셨다면 더 이상 힘든 일은 없습니다. 이제 경치를 즐길 일만 남은 거죠. 힘들게 올라온 병풍바위 근처 풍경은 내려가면서 다시 즐기면 되고요. ^^ 병풍바위가 있던 영실코스는 영주십경(瀛州十景)의 하나인 영실기암이 있고, 해발 1,400∼1,600m 지점의 거대한 계곡 우측에 천태만상의 기암괴석들이 즐비하게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습니다. '오백나한', 또는 '오백장군'이라 불리는 영실기암들을 찾아보며 내려가야 해요.
윗세오름까지는 평탄한 길이 이어지기 때문에 경치를 보면서 천천히 걸어가면 됩니다. 지금은 눈이 한가득 쌓여있기 때문에 설경을 구경하면서 산행을 즐기면 됩니다. 대신 칼바람은 기분 좋게 맞으셔야 해요~ ^^
윗세오름에 오르면 마치 광활한 활주로에 멀리 떡하니 버티고 있는 듯한 한라산 화구벽이 나타납니다. 저기가 바로 백록담이에요. 영실을 찾는 이유는 바로 이런 광경을 보기 위함이지요. 백록담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도 좋지만, 주변에서 바라보는 모습도 좋답니다. 그래서 제주 여행 중 한라산 등반 계획을 세우신다면 정상을 가는 코스와 둘레를 둘러보는 코스로 정하시는 게 좋아요. 한라산은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보여주는 경지가 다르답니다.
영실로 올라갔다가 다시 영실로 내려오는 것도 좋고, 어리목으로 내려오는 것도 좋아요. 차를 가지고 오면 시작점으로 복귀해야 편하지만, 잠시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답니다. 영실 ~ 윗세오름 ~ 어리목 코스를 추천합니다.
멋진 겨울 산행이었어요~ 역시 제주도 한라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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