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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강릉 가볼만한곳, 대관령 옛길 옛 주막터

이번 가을에 강원도 바우길 트래킹을 다녀왔습니다.

 

지리산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 제주도 올레길에 이어 강원도 바우길을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

(올봄 아침가리 계곡 트래킹도 했었지요.)

 

트래킹의 시작은 바우길 2구간인 대관령 옛길로 정했어요. 아무래도 접근성도 좋고, 트래킹 코스도 좋기 때문입니다.

 

대관령 옛길을 찾아가려면 대관령 휴게소에 먼저 도착해야 합니다.

네비로 대관령 휴게소를 찍고 가면 고속도로가 아닌 예전 국도로 안내할 거예요

 

대관령 휴게소에서 바우길 게스트 하우스까지 총 16km 거리네요... ^^

5시간 거리라고 되어있지만, 그 시간은 죽어라 걸었을 때 계산되는 시간입니다. 그것도 평지로 말이죠.

바우길의 정취를 느끼면서 슬로우하게 걸었더니 거의 7시간이 넘게 걸리더라고요. ㅎㅎ

 

대관령 옛길이라서 그런지, 도로보다는 산속으로 난 길이 대부분이었고,

중간에 옛 도로인 영동길이 지나가는 곳으로 나오니 확 트인 강릉 거리를 잠시 잠깐 볼 수 있었습니다.

확 트인 공간에 표지석이 대관령 옛길임을 알려줍니다. 옛 도로이긴 해도 차들이 다니기 때문에 도로를 따라 걷는 것은 위험해요. 표지석 옆으로 길이 나있기 때문에 길을 따라 걷습니다. 확 트인 전경은 잠시, 다시 산길이 이어져요~~~ ^^ 아마도 이 산길이 선조들이 한양을 오고 가는 길이었을 겁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런 길을 따라서 어떻게 서울까지 걸어갈 수 있는 것인지... 몇 달 며칠은 걸렸을 거 같네요. 도착하면 지쳐서 쓰러졌을 텐데, 어찌 과거를 보았으려나.. 전 못합니다. ㅎㅎ

 

다시 대관령 옛길로 돌아와서..

걷다 보니 중간 지점에 옛 주막터가 자리하고 있더군요.

대관령을 넘어가는 선조들이 잠시 쉬었다가는... 요샛말로 쉼터, 휴게소가 되겠지요. 강릉에서 바라봤을 때 대관령을 넘기 전에 7부 능선쯤에 위치하고 있는 걸로 봐서는 오름에 지쳐있을 즈음, 잠시 쉬어갈 수 있게 주막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주막 한켠에는 물방아가 있고, 그 아래 약수가 흐르고 있어서 목을 축일 수가 있었습니다. 예부터 이곳은 지나가는 나그네를 위한 쉼터가 되는군요. 우리도 잠시 여기서 땀을 식히기로 합니다.

 

복원 작업을 한지 얼마 안 되었는지 깔끔하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트래킹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할 테니 앞으로도 잘 관리되었으면 좋겠네요.

 

주막 앞모습을 보니, 지금의 우리 같은 트래킹족들을 위해 밀랍인형들이 그때의 얘기를 들려주고 있는 듯합니다.

피로를 풀고 이야기 꽃을 피우는 데는 술상만 한 것이 없죠. ^^ 한잔 술에 오늘의 피로를 풀어봅니다.

 

주막 안은 칸막이로 평민과 선비의 자리가 나뉘어져 있어요. 한쪽에서는 술 한잔이 오고 가고, 한쪽에서는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글공부를 하네요.

공부하라고 따로 방을 마련해 줄 수 없어서 칸막이를 설치한 것인지 아님, 그때 당시의 신분의 차이가 있음을 말해주려고 구분해 놓은 것인지. 지금의 저로써는 알지 못하지만, 아무래도 전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

 

과거를 보러 가는 힘든 선비를 위한 배려의 마음...

주막에서도 책을 펴고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으니 과거 보러 가는 선비가 맞겠죠. ㅎㅎ

이번 트래킹에서 아쉬웠던 점 중에 하나가 중간중간 요기할 수 있는 매점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주막터에서 예전처럼 국밥도 팔고, 막걸리도 팔고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살짝쿵 해봅니다.

하지만, 상업적인 모습보다는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게 오염되지 않고 주변 환경에 더 좋겠지요?. ^^

 

주막터를 뒤로 하고, 다시 옛길을 걸어봅니다. 길 한쪽으로는 이런 하얀 각시투구꽃이 이쁘게 피어있네요. 자연과 더불어 거니는 대관령 옛길이 정취 있고 좋네요.

 

이쁜 꽃들과 새소리를 벗 삼아 옛 정취를 느끼며 발길을 재촉합니다.

 

(바우길 2구간에는 산길, 돌탑, 김홍도의 그림, 김시습/한원진의 시 등 많은 볼거리가 있으며, 이런 풍경을 사진으로 많이 담아왔지만, 포스팅은 간결하게 끝맺습니다.. ^^)